배우 윤여정 미나리로 미국 연기상 20관왕 휩쓸어, 오스카 본선 수상 가능할까?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전미 비평가 협회 여우 조연상까지 미국 연기상 20관왕 달성
배우 윤여정씨가 전미 비평가위원회(NBR)에서 여우조연상을 추가로 수상하며 미국 내 연기상 20관왕의 대기록을 썼다.
27일 배급사 판씨네마에 따르면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전미 비평가위원회에서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윤여정씨는 ‘미나리’로 연기상 20관왕을 기록했다.
윤여정씨가 거머쥔 미국 내 연기상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를 비롯해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등이다.
<버라이어티>는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니콜 키드먼, 조디포스터와 함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친 상태고, <할리우드리포터> 역시 엇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들 미 유력 전문지들은 윤여정 외에도 <기생충>에 이어 한국인 감독이 만든 <미나리>가 올 오스카에서 주요 후보에 오를 것이라 예상 중이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미국명 리 아이작 정)이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의 아칸소주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미국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작물인 미나리의 질긴 생명력을 한인 가정의 끈끈한 가족애와 강인한 적응력에 비유했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한예리와 함께 이민자 가정의 부부 역할을 맡았고, 윤여정이 이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25일 열린 북미 아시아 태평양 영화인 어워즈에서 '미나리'가 작품상, 감독상, 남주우연상 (스티븐 연), 여우주연상(한예리), 남우조연상(엘런킴),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정이삭)등 7개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지난 26일 발표된 노스텍사스 비평가 협회 시상식에서'미나리'는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뉴욕 온라인 비평가 협회에선 작품상, 외국어 영화상, 여주조연상을 수상했다.
전미 비평가 위원회 시상식에서는 각본상, 여주 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미국 온라인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작품상·여우조연상·외국어영화상,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외국어영화상을 추가해 지금까지 58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하는 ‘2020년 올해의 10대 영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카데미 등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 골드더비는 AFI가 2010년 이후 오스카 역대 작품상 후보에 오른 88개의 영화 중 77개 작품을 올해의 영화로 선정해 87.5%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AFI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바 있다.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비평가협회, 선댄스영화제 등에서 수상했으며 다수의 미국 언론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시선이 유독 윤여정에게 쏠리는 이유는 그가 연기한 미나리를 좋아하는 할머니 순자가 ‘미나리’의 메시지를 꿰뚫는 인물이어서다. 윤여정은 젊은 부부로 나오는 스티븐 연 한예리의 곁에서 관록 있는 연기로 관객의 감정선을 쥐고 흔든다.
미나리의 선전과 윤여정씨의 잇따른 수상 소식으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까지 차지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하나 놀라운 소식은, <미나리>로 미국 관객들을 만난 윤여정의 차기작 역시 '미드'란 사실이다. 윤여정은 한국계 1.5세인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 미 애플TV의 동명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선자' 역할을 맡았다.
미 애플의 OTT인 애플TV가 제작, 배급하는 이 작품은 4대에 걸친 한국인 이민 가족의 대서사를 그릴 예정으로 이민호,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이하 뉴스컬쳐 인터뷰 내용
미나리'는 지난해 10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을 통해 국내에 베일을 벗었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정 감독은 "윤여정과 순자가 딱 인 것 같았다"며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갔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윤여정은 "나이가 많아서 사람을 보고 일한다"고 웃으며 "아이작(정이삭) 감독을 처음 봤는데 순수해서 마음에 들었다. '요즘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저를 알고 한국영화도 알더라. 시나리오를 봤을 때 아이작이 쓴 건지 모르고 받았다.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이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오스카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상황에 관해 윤여정은 "누군가 내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하더라. 아직 후보리 오를지 말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당황스럽다. 아직 후보에 안 올랐다. 누군가의 예상일 뿐인데 굉장히 곤란하게 됐다"며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순자는 전형적인 한국의 할머니와 다른 캐릭터로 그려진다. 윤여정은 "정 감독의 경험을 쓴 터라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텐데 '똑같이 해야 하냐'고 물었다. 감독이 '선생님이 표현해달라'고 해서 믿음이 갔다. 어떤 감독들은 자신의 기억이 생생해서 그걸 요구하는데 감독은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사실 그 말은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책임감이 더 큰 거다. 전형적인 할머니, 엄마 그건 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한국인 배우 최초로 연기상을 받을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 속 유쾌하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그 다웠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몇 차례 인터뷰로 마주한 그는 일관적이었다. 늘 솔직하고 당당해 때로는 영화의 홍보마케팅 관계자들의 안색이 안 좋기도 했지만, 호쾌한 모습으로 기자들과 마주 앉았다. 편하게 먹고, 마시며 영화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이 스쳤다.
일전에 인터뷰를 통해 몇 차례 기자와 만난 윤여정은 환갑을 넘겨서도 연기 열정을 잃지 않고 열심히 활동하는 것에 대해 "타이밍이 그렇게 됐을 뿐 일부러 열심히 일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 나이쯤 되면 실패도 해본 터라 계획대로 인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계획을 갖지 않죠. 일이 오면 순서대로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영화를 촬영하면서는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도 있구나 싶었다. 역할에 제법 빠져들었다"며 뜨거운 연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여정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노배우'라 칭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곧) 칠십이면 노배우"라며 웃었다. 이어 "여배우는 거북하고 젊고 화려한 후배들한테 붙여야 하는 것 같다. 노배우로 잘살았다. 잘 살았다는 것은 잘났다는 게 아니라 감사히 내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배우는 명예나 돈을 좇을 일도 없다. 마음에 드는 감독, 작가가 있으면 그들의 작품을 하는 것이고. 아등바등 계획해서 뭔가를 얻겠다는 흑심은 전혀 없다"며 솔직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연출자와 글쓴이의 순수한 마음이 좋다는 철학은 십수 년째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미나리'도 마찬가지. 함께 작업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고수해온 원칙 중 하나다.
1947년생인 윤여정은 1966년 동양방송(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입문했다. 이후 영화 '하녀'(1960)로 이름을 알린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로 충무로에 입성해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대종상 신인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떨쳤다. 결혼과 이혼 이후 '바람난 가족'(2003), '여배우들'(2009), '하녀'(2010), '돈의 맛'(2012), '장수상회'(2015),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계춘할망'·'죽여주는 여자'(2016) 등에 출연하며 열정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가,
데뷔 55년 만에 미국 오스카 레드카펫을 밟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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